연간 2천600만대 이상 판매되며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거대 중국 자동차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세계 유수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중국 맞춤형 차량을 앞다퉈 선보이며 치열한 각축전을 벌일 예정이다.

2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4일까지 열흘간 베이징 국제전람센터에서 '이노베이션 투 트랜스포메이션'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모터쇼에는 총 2천500여개의 완성차 및 부품업체들이 참가한다. 아시아 프리미어 21종과 글로벌 프리미어 33종이 최초 공개되는 등 1천170여대가 전시될 것으로 보인다.
상하이 모터쇼와 격년으로 번갈아 열리는 베이징 모터쇼는 올해로 14회째를 맞았다.
자동차 제작사들은 미디어데이(25∼26일)에서 언론에 먼저 신차를 선보인 뒤 일반 관람객을 맞는다. 올해도 80만명이 넘는 인파가 전시장을 찾을 전망이다.
중국은 전 세계 최대의 SUV 시장인 만큼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이번 모터쇼에서 SUV를 론칭하고 본격적인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

기아차는 소형 하이브리드 SUV '니로'를 선보인다. 니로는 중국에 시판 중인 SUV 중 최고 수준인 ℓ당 19.5km의 연비를 자랑하며 10월 중국에 출시된다.
쌍용차는 티볼리의 롱보디 모델인 준중형 SUV 티볼리 에어(중국명 XLV)를 공개한다.

글로벌 업체들도 SUV 신차들을 공개한다.
혼다자동차는 중형 SUV 'UR-V(가칭)'를 최초로 공개한다. 터보차저 2.0ℓ 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와 전륜구동 방식을 기본으로 채택한 차종이다.
폭스바겐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기반의 대형 럭셔리 SUV 콘셉트카를 선보인다. '베이징 콘셉트'라고 불리는 이 콘셉트카는 전기 모드로 최대 50㎞까지 주행 가능하며 친환경, 최첨단 기술에 초점이 맞춰진 차량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다목적 SUV와 감성적 매력의 쿠페를 조화시킨 '더 뉴 GLC 쿠페'를 아시아 최초로 공개한다. 지난해 상하이 모터쇼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콘셉트카를 공개한 지 1년 만에 선보이는 양산형 모델이다.
![벤츠 더 뉴 GLC 쿠페 [벤츠코리아 제공]](http://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6/04/23/AKR20160423043500003_04_i.jpg)
르노는 5인승 모델로 차체가 더 커진 콜레오스(국내명 QM5)의 후속 맥스톤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베이징 모터쇼에는 창청자동차, 장화이자동차, 창안자동차 등 중국 토종 브랜드들이 대규모로 SUV를 출품할 예정이라 'SUV 전쟁'으로 명명될 정도다. 중국 토종 브랜드들은 지난해와 올해 1분기에 글로벌 브랜드의 절반 이하 가격으로 파상 공세를 벌여 중국 SUV 시장을 석권했다.
글로벌 업체들은 중국인들을 사로잡기 위해서 중국 시장에 특화된 전용 모델들도 대거 공개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모터쇼에서 신형 E클래스의 롱휠베이스(LWB) 버전을 최초로 선보인다. 중국은 롱휠베이스 모델 선호가 높다. 이 차량은 차체 길이가 14㎝ 더 길어서 뒷좌석 공간이 넓은 게 특징이다.
BMW도 중국 시장에 특화된 소형 SUV '뉴 X1' 롱휠베이스 버전을 공개하고, 재규어 역시 최근 출시한 XF 모델의 롱휠베이스 버전을 처음 선보인다.
기아차는 중국 현지 모델인 K4, K5 SX 터보, KX5(중국형 신형 스포티지) 터보 등을 전시하며, 현대차[005380]는 중국형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전시한다.
이밖에 BMW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 740Le i퍼포먼스를 아시아 최초로 공개하고 고성능브랜드 M시리즈 '뉴 M2 쿠페'를 중국 최초로 선보인다.
20~30대 젊은 층을 겨냥한 소형 승용차들도 모터쇼에 모습을 드러낸다.
기아차는 신형 K3 터보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공개한다.
현대차는 국내에서 지난 1월 출시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를 중국 최초 공개하고 하반기 중국 판매에 들어간다. 또 중국에서 월 3만대 이상 판매되는 볼륨 모델 베르나(국내명 엑센트)의 후속인 소형 세단 콘셉트카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 홍보를 위한 별도 공간을 마련해 G90(한국명 EQ900), G80, 뉴욕 콘셉트 등도 전시한다.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감안해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직접 모터쇼에 참석해 제네시스 브랜드와 플래그십 세단 G90을 소개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 완성차 업계 최고경영자(CEO) 중에서 박동훈 르노삼성자동차 사장과 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도 모터쇼에 참석한다.
박 사장은 현지에서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얼라이언스 회장, 질 노말 르노그룹 아태지역 총괄 부회장 등 프랑스 르노 본사 임원들과 협력 관계를 모색하고, 최 사장은 티볼리 에어를 직접 선보이려고 모터쇼장을 찾는다.
한편 이번 베이징 모터쇼에서는 상하이차, 제일차, 둥펑차 등 중국의 3대 완성차 업체를 포함한 70여개 이상의 현지 업체들이 참가해 중국산 자율주행차, 친환경차 등을 선보일 예정이어서 이들 업체의 기술력이 얼마나 성장했는지도 주목거리다.
중국 자동차 판매 1위 상하이차는 중국 IT업체 알리바바와 함께 개발한 SUV '롱웨이 RX5'를 공개한다.
또 중국의 러에코(LeEco)는 중국 최초의 자율주행 전기차 '러시(LeSEE)'를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러에코는 최근 테슬라가 공개한 보급형 전기차 '모델 S'보다 성능 면에서 한 단계 앞섰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