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뛰어든 SK이노베이션이 '독일 프리미엄 3사'의 선두주자인 메르세데스 벤츠의 주력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한다.
SK이노베이션은 다임러 그룹과 오는 2017년부터 출시되는 벤츠 전기차 모델에 리튬이온 배터리 셀을 공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다임러 그룹의 벤츠는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에서 BMW, 아우디와 경쟁하고 있다.
다임러 그룹은 전기차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본격적인 라인업을 구축하기로 하고 그 일환으로 기술력이 검증된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계약으로 다임러 그룹은 SK이노베이션이 공급한 셀을 팩으로 조립해 전기차에 탑재하게 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벤츠의 단일 전기차 모델이 아니라 여러 차종의 다양한 모델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라며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기술력을 다시 한번 입증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정유 및 석유화학사업이 주축인 SK이노베이션은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지난 2010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진입했다.
SK이노베이션은 기존 파트너인 현대기아자동차와 중국 베이징자동차의 주문 물량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7월 서산 배터리 공장 설비를 기존 대비 두 배 규모로 증설한 뒤 24시간 풀가동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다임러에서 대규모 물량을 수주한데다 국내외 전기차 시장 성장세로 기존 고객사 주문량 증가도 예상됨에 따라 추가 증설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은 유럽, 중국, 미국을 중심으로 계속 성장해 오는 2020년 600만대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의 주 사업 영역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PHEV)와 순수 전기차(BEV)의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항수 SK이노베이션 홍보실장은 "이번 벤츠 프로젝트 참여로 한국과 중국, 유럽 최고 자동차 회사들과 글로벌 마케팅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됐다"면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