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는 모듈 생산 14년 만에 모듈의 누적 생산량이 1억세트를 돌파했다고 4일 밝혔다. 모듈이란 기능상 관련된 수십∼수백개의 부품들을 모아 조립한 덩어리 부품을 말한다.
과거에는 완성차업체가 일일이 조립하던 것을 부품업체가 미리 조립해 공급함으로써 품질 관리의 효율과 생산 효율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자동차의 3대 모듈은 앞범퍼와 헤드램프, 라디에이터 그릴, 혼 등으로 짜여진 ▲'프런트엔드 모듈', 계기판과 오디오, 에어컨, 환기장치, 에어백 등으로 구성된 ▲'운전석 모듈', 현가·조향·제동 장치 등 차의 뼈대를 이루고 차체와 파워트레인을 지지하는 부품들을 모은 ▲'섀시 모듈'이다.
현대모비스는 1999년 현대차 트라제의 섀시 모듈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모듈 생산을 시작한 이후 2000년엔 운전석 모듈을, 2003년엔 프런트엔드 모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지난 2008년 이들 3개 모듈을 합쳐 3천만세트를 누적 생산했고 이어 5년 만에 1억세트 생산을 달성한 것이다. 모듈 종류별로는 섀시 모듈 4천359만세트(44%), 운전석 모듈 3천846만세트(38%), 프런트엔드 모듈 1천795만세트(18%)였다.
그새 생산량도 크게 늘었다. 1999년 1만9,000세트 생산했던 섀시 모듈은 올해 660만세트, 2000년 5만4,000세트 생산했던 운전석 모듈은 올해 700만세트, 2003년 5만8,000세트 만들었던 프런트엔드 모듈은 올해 380만세트 생산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는 현대·기아차뿐 아니라 미국 크라이슬러에도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공급을 위해 국내 5개, 해외 8개국 11개 거점에서 모듈을 생산하고 있고, 크라이슬러 공급을 위해선 2006년부터 오하이오공장을, 2010년부터 미시간공장을 가동하며 글로벌 시장으로 공략 대상을 넓혀가고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현대모비스 모듈 생산의 가장 큰 특징은 직서열(JIS·Just In Sequence) 방식으로 도요타의 JIT(Just In Time)보다 진일보한 방식"이라고 말했다.
완성차 생산라인에서 만들어지는 차는 저마다 편의사양 유무나 색상 등 사양이 다른데 라인에서 차량이 생산되는 순서에 맞춰 모듈을 생산·공급해 시간만 맞춰 공급하는 도요타와 다르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대모비스는 현대·기아차 또는 크라이슬러 공장 안이나 10∼20분 이내 거리에 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모듈을 트럭이나 터널형 컨베이어벨트로 재빨리 공급하기 위해서다.
조원장 현대모비스 모듈사업본부장(부사장)은 "모듈 1억세트 생산은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은 사례"라며 "모듈의 연구개발과 생산·품질 부문에서는 현대모비스가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대·기아차의 세계시장 공략에 기여하고 해외 완성차 업체들로 모듈 공급선을 확대해 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