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외형적으로는 성장했지만, 수익성 면에서는 크게 뒷걸음질했다.
비우호적인 환율 환경에 더해 투자비용 확대가 원가율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최근 9년 새 가장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현대차는 24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2018년도 연간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을 열고 매출액 97조2천516억원, 영업이익 2조4천22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0.9%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47.1%나 감소한 것이다.
특히 영업이익은 2010년 새로운 회계기준(IFRS)이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3조원을 밑돌며 최저치를 나타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2012년 8조4천369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6년 연속 하락세다.
영업이익률은 2.5%로 2.2%포인트 낮아졌다. 역시 2010년 이후 최저치인 동시에 처음으로 2%대로 내려앉았다.
현대차는 작년에 국내외 시장에서 총 458만9천199대(도매 기준)의 차량을 팔았다. 이는 전년보다 1.8% 증가한 규모다.
내수 판매는 코나와 산타페 등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판매 호조로 전년 대비 4.7% 많은 72만1천78대를 기록했으며 중남미(5.1%), 러시아(14.1%), 인도(4.3%) 등 신흥시장에서도 판매 성장세를 보였다.
주요 시장인 중국에서도 산업 수요 악화에 따른 경쟁 심화에도 신차 출시 효과 등으로 인해 판매량이 0.7% 늘었다.
반면 또 다른 주요 시장인 북미에서는 제네시스 딜러망 재정비와 승용 모델의 수요 부진 영향으로 1.0% 감소했고, 유럽의 경우 배출가스 규제 강화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0.9% 줄었다.
현대차는 판매 확대에도 실적이 부진한 주요 원인으로 원·달러 환율 하락과 주요 신흥국의 통화 약세 등 비우호적인 외부 경영환경을 꼽았다.
또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저성장 국면 속에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인센티브 비용이 상승한 데다 신규 파워트레인 개발, 디자인센터 준공 등 투자비용을 확대한 탓에 매출원가율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최병철 현대차 재경본부장은 "비록 시장 기대를 하회하는 실적을 기록했으나 신차 중심의 제품 구성 개선에 따른 자동차 부문의 근본적인 펀더멘탈(기초체력) 회복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