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기아가 올해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한 하이브리드차가 이미 20만대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으로 전동화 전환이 주춤한 사이 전기 모터에 엔진을 결합한 하이브리드가 한국의 자동차 수출을 주도하는 형국이다.
1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해 1∼7월 하이브리드차를 22만2천818대 수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6만4천851대와 비교하면 35.2% 증가한 수치다.
특히 현대차의 하이브리드차 수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1∼7월 현대차 하이브리드차 수출 대수는 14만1천32대로, 작년 같은 기간(8만9천101대)보다 58.3% 급증했다.
기아는 올해 같은 기간 8만1천786대를 수출했다. 전년 동기(7만5천750대) 대비 8.0% 늘어난 것이다.
현대차 하이브리드차 중에서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투싼이 가장 많은 5만2천265대 수출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만8천874대)과 비교하면 무려 81.0% 늘었다.
이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미 시장에서 투싼 하이브리드를 찾는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현대차는 울산공장에서 투싼 하이브리드 생산 규모를 늘리기도 했다.
현대차 소형 SUV 코나 하이브리드도 올해 4만1천723대 수출됐다. 작년 동기(2만2천945대) 대비 81.8% 상승한 수출량이다. 이 모델 역시 울산공장에서 조립된 물량이 미국에 수출되고 있다.
기아는 SUV인 니로 하이브리드(4만387대)와 스포티지 하이브리드(2만2천837대) 순으로 수출 대수가 많았다. 올해 새롭게 출시된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3천701대 수출됐다.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둔화)과 맞물려 당분간 하이브리드차 판매와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달 28일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2028년에 하이브리드차를 글로벌 시장에서 133만대 판매할 계획"이라며 "이는 지난해 글로벌 판매계획 대비 40% 이상 증가한 숫자"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내년 1월부터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인 'TMED-Ⅱ'를 양산 차량에 적용키로 했다. TMED-Ⅱ는 기존 시스템과 동등한 수준의 원가를 유지하면서도 성능과 효율을 향상시켰다는 게 현대차 설명이다.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도 2027년부터 하이브리드차를 판매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이 현재 미국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도 하이브리드차를 양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