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임원들이 주요 경쟁업체 고급차량의 장단점을 파악하기 위해 전기차 테슬라에 이어 럭셔리카 시승에도 나섰다.
타사 차량 이용을 꺼리는 완성차 업계 분위기상 이례적이지만, 고객이 원하는 차를 만들어야 한다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지론에 따른 활동으로 풀이된다.
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상품본부 소속 일부 임원들은 지난여름 주말을 이용해 벤틀리, 롤스로이스 등 최고급 브랜드의 차량을 빌려 시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부사장급 임원들을 대상으로 한 시승 차량에는 벤틀리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벤테이가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말 전기차 1위 업체인 테슬라의 모델3와 모델Y 60여대를 빌려 연구개발 및 영업, 구매, 품질, 마케팅 부서 임원들에게 최대 3개월까지 시승하도록 한 바 있다.
빠른 전동화 전환을 위해서는 일선 실무자들도 경쟁업체 제품의 장단점을 직접 느끼고, 업무에 활용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이런 취지를 고려할 때 이번 럭셔리카 시승은 현대차가 국내 고급 차 수요 증가에 맞춰 개발 중인 신차를 위해서라는 것이 업계의 해석이다. 구체적으로는 오는 2025년 출시 예정인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제네시스 GV90 등이 거론된다.
GV90은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eM'과 레벨3 이상의 운전자 주행 보조(자율주행) 기능 등이 탑재될 것으로 예상돼 출시 후 국산 최고급 차로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타사 차를 타는 것을 꺼리는 완성차 업계에서 현대차그룹이 반대 행보에 나선 것은 고객을 최우선으로 두는 정의선 회장의 지론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정 회장은 "다른 차도 타보면서 고객의 눈높이에서 고객이 원하는 차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러한 활동을 독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이와 관련, 전 세계 차량이 모인 남양기술연구소에서 연구를 목적으로 시승 등이 진행되고 있다며 특별한 활동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양산이나 럭셔리를 포함해 타 브랜드의 다양한 차량을 시승하는 것은 차량의 기술개발과 시장 트렌드 확인을 위해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