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EV)를 판매한 지 8년여 만에 누적 판매량 10만대를 돌파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3개 브랜드(현대·제네시스·기아)가 미국 내 전기차 판매를 시작한 2014년 10월 이후 누적 판매량은 소매 기준으로 올 1월까지 10만4천326대를 기록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현대가 2017년부터 전기차 5만1천96대를 판매했고, 지난해 현지에 전기차를 처음 내놓은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1천964대를 팔았다. 기아는 2014년부터 5만1천266대를 판매했다.
현대차그룹은 2014년 기아 쏘울 EV로 미국 시장에 진출했고, 2017년에는 현대 아이오닉 EV를 내놓았으나 2018년까지는 연간 판매량이 1천~2천대 수준이었다.
<코나 일렉트릭>
그러다 기아 니로 EV, 현대 코나 일렉트릭 등 인기 높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전기차 모델이 미국 시장에 투입되자 2019년 7천772대, 2021년에는 1만9천590대로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현대 아이오닉5, 기아 EV6, 제네시스 GV60 등 전용 전기차가 미국 시장에서 본격 판매되기 시작한 지난해에는 연간 판매실적이 전년의 3배 수준인 5만8천28대로 뛰어올랐다.
차종별 판매량은 아이오닉5(2만4천683대)가 가장 많고 이어 니로 EV(2만3천380대), EV6(2만1천608대), 코나 일렉트릭(2만560대), 쏘울 EV(6천728대) 등 순이었다.
미국 전기차 전문매체 인사이드EV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지난해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7.1%로 테슬라와 포드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아이오닉5>
현대차는 지난 1월 작년 4분기 및 연간 경영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7만3천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기아는 5만8천대를 목표로 제시했다. 양사 목표를 합산한 13만1천대는 작년 판매량의 2배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시장에서 호평받고 있는 전용 전기차 모델 판매를 확대하면서 현대 아이오닉6, 기아 EV9,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 등 신차를 투입해 목표 달성을 시도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인플레이션 방지법(IRA), 고물가 등에 따른 자동차 수요 둔화와 업체 간 경쟁 심화 등으로 쉽지 않은 여건"이라면서도 "미국 전기차 시장이 본격 확대되고 있고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들이 좋은 평가를 받는 만큼 양사의 미국 전기차 판매 목표를 반드시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