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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보다 비싼 경유'…1분기 경유 승용차 판매량 42% 감소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경유차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친환경차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데다 최근 경유가격의 고공행진 탓에 소비자의 경유차 외면이 갈수록 심해지는 모습이다.

◇ 친환경차 트렌드에 고유가까지 경유차 '이중고'

1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판매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경유 모델 판매량은 4만3천517대(국산 3만4천593대, 수입 8천924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7만4천346대(국산 6만1천516대, 수입 1만2천830대)보다 41.5%나 줄어든 것이다.

올해 1분기 경유차 판매 비중은 13.5%로 2008년 18.5% 이후 최저치다. 불과 5년 전인 2017년의 36.4% 대비 3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경유차가 한창 '잘 나가던' 2015년과 비교하면 더욱 주저앉은 모습이다. 당시 경유 승용차 판매 비중은 국산차의 경우 41%, 수입차는 68.8%였다.

이 같은 경유차 외면 현상은 친환경차에 대한 인기와 함께 치솟은 경유 가격 때문이다.

2010년대 중반 높은 연료 효율과 강한 힘(토크)을 기반으로 국산과 수입을 가리지 않고 인기를 누렸던 경유차 판매는 2015년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사건인 일명 '디젤게이트' 이후 하락세를 그렸다.

특히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트렌드 속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빠르게 경유 승용차 비중을 줄이는 '탈경유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국제 경유 가격은 유럽을 중심으로 한 경유 재고 부족 상황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석유제품 수급난 영향으로 역대 최고 수준까지 오른 상태로, 경윳값 고공행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친환경차의 상품성 강화, 전용 전기차 등 다양한 친환경차 라인업 추가로 경유차 판매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겠지만 최근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앞지르면서 경유차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이라며 "생업에 활용되는 소형 상용차의 경우는 유가에 더욱 민감해 최근 포터 일렉트릭 등 전기차 모델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 '탈경유화'에 적극적인 업체들…경유 승용차 퇴출 수순

이런 가운데 올해 국내 시장에서 경유 승용차 판매량은 15만대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연간 경유 승용차 판매량이 20만대 아래로 떨어지는 것은 2008년(18만9천24대)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이는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이 모두 경유 모델 출시와 판매를 급속도로 줄이면서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차 판매를 확대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국내 완성차 5개사를 기준으로 올해 1분기까지 판매된 경유 승용차 모델은 총 16종으로, 경유차 인기가 시들해진 2018년 40종보다 3분의 1 이하로 줄어들었다.

수입차 브랜드도 경유 모델의 빈 자리를 전기차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 채우고 있어 사실상 국내 시장에서 경유 승용차는 '퇴출' 수순을 밟고 있는 모양새다.

국산차 업체들의 '탈경유' 움직임을 보면 기아는 2018년 39.1%에 달했던 경유 승용차 비중을 올해 1분기 11.7%까지 줄이는 등 적극적으로 친환경차 생산·판매에 나서고 있다.

기아는 특히 경유 모델 가운데 인기가 높은 카니발에도 하이브리드 모델 투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의 경우 올해 1분기 기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팰리세이드의 경유차 비중이 63.4%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향후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아이오닉 7이 출시될 예정이고, 제네시스도 플래그십 SUV를 전용 전기차로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쌍용차는 국내 업체 가운데 경유차 비중이 가장 높지만, 대표 차종인 코란도 라인업에 전기차 모델인 코란도 이모션을 새로 추가하는 등 변화를 모색 중이다.

수입차 업체의 탈경유화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올해 1분기 기준 KAIDA에 등록된 25개 브랜드 가운데 16개 브랜드가 경유 모델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 경유 승용차를 앞세워 수입차 시장을 주도하던 아우디, BMW, 벤츠의 경유차 비중도 2018년 각각 69.4%, 61.0%, 35%였지만 올해 1분기에는 11.9%, 5.9%, 22.7%로 크게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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