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의 첫 쿠페형 전기 SUV 'C40 리차지'가 강력한 주행 성능을 앞세우며 국내 전기차 시장에 상륙했다.
14일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미디어 시승회에서 C40 리차지 실물을 처음 마주했다.
쿠페형 SUV답게 외관은 스포츠카처럼 날렵했다. 차량 후방으로 갈수록 낮아지는 'C필러'(뒤쪽 차대) 라인과 낮은 차체는 스포티함을 더했다.
전면 디자인은 2018년 국내에서 출시된 XC40을 닮았지만, C필러를 따라 올라가는 리어 라이트가 차별성을 보여줬다. '크면 클수록 좋다'는 휠은 20인치로 소형 SUV에서 느끼기 어려웠던 강인함도 표현했다.
실내는 북유럽 브랜드다운 간결함이 돋보였다. 12.3인치 디스플레이가 탑재됐고 아래에는 비상등, 성에 제거, 미디어 재생 관련 버튼 등의 필수 버튼만 배열됐다.
뒷좌석은 동급 경쟁 차종과 비교하면 넓지 않았다. C40 리차지의 휠베이스는 2천702㎜로 국산 전기차와 비교해 다소 짧은 편이다.
차체가 낮아지는 쿠페형 디자인 때문에 뒷좌석 탑승자의 불편은 다소 커졌다.
뒷좌석의 중앙 바닥이 올라와 있는 구조로, 평평하지 못한 점은 탑승객의 다리를 더욱 불편하게 만드는 요인이었다. 볼보는 코너링 때 안정감을 높이기 위해 자동차의 척추에 해당하는 라인에 축전지를 2층으로 쌓아 올려서 평평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는 여의도∼경기 파주 왕복 92.3㎞ 구간을 시승했다. 운전석에 앉아 브레이크 페달을 밟고 기어를 'D'에서 아래로 2초가량 밀고 있으니 시동이 걸렸다. 기어를 'P'로 놓고 차 문을 열면 시동이 저절로 꺼졌다.
전기차답게 시동을 걸 때는 물론 가속 페달을 밟을 때도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았다.
자유로에 진입해 가속 페달을 꾹 밟자 순식간에 속도가 붙었다. C40 리차지는 최고 출력 300㎾(408마력), 최대 토크 660Nm(67.3㎏·m)의 성능을 낸다.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4.7초만에 도달한다.
앞뒤 무게 배분을 52:48로 맞춘 덕분인지 코너링은 안정적이었다. 급커브를 돌 때도 소형차에서 느껴지는 불안감은 없었다.
회생제동도 직접 선택할 수 있었다. 회생제동은 감속이나 제동 시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것으로, 회생제동이 강하면 가속 페달에서 발을 뗐을 때 갑자기 속도가 떨어진다. '원 페달 드라이브' 기능을 켜면 회생제동을 하고, 끄면 내연기관차처럼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도 속도가 천천히 줄어들었다.
티맵 모빌리티와 300억원을 공동 투자해 개발한 '티맵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는 만족스러웠다. 음악과 미세먼지, 날씨 등의 정보도 음성인식을 통해 편리하게 들을 수 있었다.
주행 중 '전기차 충전소 알려줘'라고 말하니 인근 충전소 3곳을 추천해주기도 했다.
배터리 잔량은 처음 주행 때 76%에서 시승을 마친 뒤 63%로 줄었다. C40 리차지의 1회 충전시 최대 주행거리는 356㎞이며, 40분 만에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볼보는 C40 리차지의 안전과 주행 보조 기능을 옵션으로 넣지 않고 기본 적용했다. 레이더, 카메라, 초음파 센서를 이용한 첨단 운전자 지원시스템 기반의 '드라이버 어시스턴스'가 기본 탑재됐다.
C40 리차지 구매 고객은 정부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 50%를 받을 수 있지만, 옵션이 모두 포함됐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에서 타사의 차종보다 우위에 있다고 볼보차코리아는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