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vs 737대.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와 BMW 7시리즈의 올 5월까지 판매 대수다. 국내 프리미엄 대형 수입 세단 시장의 무게추가 벤츠 쪽으로 기운 모양새다.
절치부심하는 BMW는 국내 시장에 3년 만에 새 옷을 입고 돌아온 '뉴 7시리즈'로 판 바꾸기에 나섰다. 디자인과 성능, 승차감에 있어 S클래스를 위협하기 충분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BMW는 뉴 7시리즈 출시를 필두로 올해까지 총 10종의 새로운 럭셔리 클래스 모델을 선보여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도 재건한다는 복안이다.
최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 애스톤 하우스를 출발해 돌아오는 약 150㎞ 구간에서 뉴 7시리즈를 시승해봤다.
<주행중인 BMW 7시리즈>
뉴 7시리즈는 2015년 10월 출시된 6세대 7시리즈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다. 하지만 차량 곳곳에서 큰 변화를 느낄 수 있다. "풀체인지(완전변경)에 가까운 변신을 했다"는 게 BMW 측 설명이다.
우선 기존 대비 크기를 50% 키운 BMW 고유의 키드니그릴이 강렬하고 듬직한 느낌을 준다. 앞바퀴 뒤쪽에 위치한 에어브리더는 기존 사선 디자인에서 수직 형태로 새롭게 디자인돼 역동성을 더한다. 후면부는 더욱 가늘어진 L자형 리어램프와 크롬 라인 하단의 조명을 통해 넓고 안정적인 느낌을 준다.
플래그십 세단인 만큼 실내도 궁금했다. 최근 출시되는 BMW 차량과 비교해 큰 변화는 없지만, 엄선된 소재와 다양한 디자인 요소를 적용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뉴 7시리즈 실내>
12.3인치 계기반과 10.25인치 크기의 중앙 디스플레이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손쉽게 확인하고, 설정 등을 변경할 수 있다. 중앙 디스플레이는 손동작만으로 화면 제어가 가능한 제스처 컨트롤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주행 중 몇 차례 사용해보았으나 반응 감은 살짝 무딘 편이었다.
2열 공간은 이 차의 백미다. 여느 시승 행사와 달리 운전석보다는 2열 공간에 먼저 앉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2열 공간은 마치 여객기의 프리미엄 좌석을 떠오르게 한다. 탑승자를 위한 편의 장비가 풍부함을 넘어 넘치는 느낌이다.
<뉴 7시리즈 2열 공간>
센터콘솔박스에 탑재된 태블릿PC를 통해 2열 좌석은 물론 앞좌석의 위치 등을 조절할 수 있다. 냉난방 장치 조절, 실내 조명, 햇빛가리개 등도 원격 조절이 가능하다. 태블릿PC는 탈부착이 가능해 사용하기도 편하다.
앞좌석을 최대한 앞으로 밀어내니 충분한 레그룸 공간이 확보됐다. 조수석은 최대 9㎝까지 이동시킬 수 있다. 2열 좌석까지 최대한 뒤로 눕히니 실제 승용차가 아니라 여객기에 타고 있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시승 차량은 뉴 740Li x드라이브 M 스포츠 패키지로 일반 모델보다 휠베이스를 늘린 롱휠베이스 모델이다. 시승 차량 제원은 전장 5260㎜, 전폭 1900㎜, 전고 1480㎜, 휠베이스 3210㎜다.
롱휠베이스 모델 시트에는 마사지 기능도 적용돼 있다. 다만, 강도를 가장 높이더라도 '시원하다'는 느낌은 살짝 부족하다.
2열 공간에서 '대접'을 받았다면, 운전석에서는 '달리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만족스러운 성능으로 도로를 질주한다. "운전자와 탑승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차가 뉴 7시리즈"라는 BMW코리아의 공언이 허투루 들리지 않았다.
시승 모델은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을 탑재,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45.9㎏·m의 힘을 낸다. 준수한 출력과 상시 사륜구동(x드라이브) 시스템이 만나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발휘했다.
가속페달에 힘을 가하면 부드럽게 엔진 회전수가 올라가면서 속도감을 더한다. 시속 100㎞ 이상 고속 주행에서의 안정감과 정숙성도 탁월했다.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바꾸면 경쾌함은 더 올라간다.
서스펜션 세팅은 전반적으로 단단한 느낌이다. 이 때문에 길이 구불구불한 국도에서도 속도감 있게 운전하더라도 차량 쏠림을 느낄 수는 없다. 운전석과 달리 울퉁불퉁한 노면이나 조금 빠른 속도로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2열공간의 승차감은 조금 떨어지는 경향도 있다.
BMW코리아는 뉴 7시리즈 주 소비층으로 새로움을 끊임없이 추구하고자 하는 50·60대 전통적인 엘리트, 개척가적 성향을 가진 40대 모던 엘리트, 일과 삶의 밸런스를 중요시하며 드라이빙을 즐기는 상류층 등으로 설정했다.
<뉴스1= 조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