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란도가 완전히 새로워졌다. 쌍용자동차가 강조하는 '뷰:티풀(VIEWtiful)'이란 수식어답게 코란도는 세련된 도심형 SUV로 거듭났다.
지난달 26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진행된 출시와 시승행사에선 쌍용차의 절치부심이 읽혔다. 지난 4년간 3천500억원을 들여 개발한 코란도는 준중형 SUV 시장의 판도를 바꾸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느낌을 줬다.
송도컨벤시아에서 출발해 인천대교를 건너 을왕리의 한 카페를 돌아오는 92㎞ 코스를 주행한 첫인상은 '조용하고 부드럽다'였다.
시동 버튼을 누른 후 엔진룸에서 운전석으로 넘어오는 엔진음은 디젤엔진답지 않았고, 진동도 크지 않았다.
주행 중에도 정숙성은 이어졌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아 3천rpm을 넘긴 상황에도 엔진음은 작은 편이었다. 바닥에서 올라오는 소음은 더욱 잘 잡았다는 느낌이다. 고속 주행 때 노면 소음을 차단하는 수준은 고급 세단 못지않았다.
이런 정숙성은 차체 하부와 루프, A·B·C필러에 흡음재를 적용하는 등 흡·차음재를 동급 최고 수준으로 썼기 때문이라는 게 쌍용차의 설명이다.
제2경인고속도로로 올라 속도를 높이는 동안 엔진은 무리하지 않았고 변속은 부드럽게 이뤄졌다.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바꾸니 출력이 높아져 가속은 빨라졌고, 성인 남성 2명이 탄 시승차는 고속도로에서 엔진을 쥐어짜지 않고도 가볍게 추월선을 넘을 수 있었다.
이 엔진의 최고출력은 136마력, 최대토크는 33㎏·m로 당연히 2.0ℓ 엔진과 힘의 차이는 분명했다. 5명이 타고 동급 최대 적재공간인 551ℓ를 가득 채운다면 출력에 대해 아쉬움을 느끼는 운전자가 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부드러운 주행이 가능하고 복합연비(2륜구동)가 14.1㎞/ℓ에 이른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엔진 다운사이징에 불만을 갖는 운전자보다 만족하는 사례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란도에 적용된 '레벨 2.5' 수준의 자율주행기술도 인상적이었다. 미국자동차공학회(SAE)가 분류한 레벨2(부분적 자율주행)와 레벨3(조건부 자율주행)의 중간 단계라고 자평한 자율주행기술 가운데 '지능형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의 신뢰성이 가장 크다고 느껴졌다.
인천대교의 구간단속 시작점에서 크루즈를 시속 100㎞로 설정하고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봤다. 오르막에서 앞차의 속도가 느려지자 차간 거리를 유지하면서 속도를 낮췄고, 차 간 거리가 멀어지자 부드럽게 시속 100㎞로 올라갔다.
차로중심주행 기능의 신뢰도 역시 높았다.
다만 차로 중심에서 벗어나 자동으로 조절될 때 다소 급격하다는 느낌은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출시한 이 기능이 탑재된 차량보다 스티어링휠이 꺾이는 각도와 속도가 컸다. 자율주행 관련 부품은 현대차와 기아차에도 납품하는 만도의 제품이다.
코란도의 외모는 쌍용차가 강조하는 '넓고 낮은' 차체 비율이 핵심이다.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안정감과 세련미를 갖추고자 높이는 낮추고 차폭은 넓혔다. 전고는 1천620㎜로 티볼리보다 30㎜만 높고 전폭은 1천870㎜로 티볼리보다 75㎜ 넓다. 경쟁 차종인 현대차 투싼과 비교하면 전폭은 20㎜ 넓지만, 전고는 25㎜ 낮다.
실내 디자인도 준중형 SUV 가격대로 낼 수 있는 만큼 고급스러움을 구현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10.25인치 풀 디지털 클러스터가 동급 최초로 적용됐고, '블레이즈 콕핏' 패키지를 선택하면 디지털 클러스터와 9인치 HD 내비게이션에 인피니티 무드램프도 추가된다.
반투과 거울과 완전반사 거울을 배치해 빛이 무한 반복되는 무드램프가 밋밋할 수 있는 운전석 주변 인테리어에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트림별로 신호대기 등의 경우에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도 브레이크가 작동하는 오토홀드 기능이 내장된 전자식 주차브레이크, 후방에 3초 이상 머물면 자동으로 열리는 스마트 테일게이트 등의 편의사양이 제공된다.
(연합뉴스= 김준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