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가 기존의 점잖은 이미지를 벗고 나날이 젊고 새로워지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차량이 '더 뉴 GLC 쿠페'다.
중형 차급에 속하는 더 뉴 GLC 쿠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스포츠 쿠페가 결합한 차다. 벤츠가 처음 만든 SUV 쿠페다.
어느 각도에서 보느냐에 따라 '통통한 세단' 같기도 하고 '약간 납작한 SUV' 같기도 하다. 덕분에 '자동차의 짬짜면'이란 별명을 갖고 있다.
지난 4월 말 출시된 따끈따끈한 더 뉴 GLC 220d 4매틱 쿠페를 최근 서울 도심에서 반나절 동안 시승해 봤다. 기본 가격이 7천320만원부터 시작하는 모델이다.
처음 만난 더 뉴 GLC 쿠페는 디자인에 개성이 넘쳤다.
이름은 비슷한데 '벤츠 GLC'와는 확연히 달랐다. 앞에서 보면 SUV, 뒤나 옆에서 보면 쿠페 느낌이 강했다.
특히 옆모습은 GLC 대비 76mm 길어진 오버행, 38mm 낮은 차고, 물 흐르듯 이어지는 C필러 라인으로 스포츠카를 연상시키는 날렵한 외관을 갖췄다.
뒷모습은 수평으로 넓게 표현된 LED 리어 램프가 차체를 커 보이게 하고 세련된 인상을 줬다.
더 뉴 GLC 쿠페는 일반 SUV보다 전고가 낮아서 자리에 올라타기도 한결 수월했고, 발을 디딜 수 있는 '사이드 스텝'도 있어 편리했다. 사이드 스텝은 대개 옵션 사양이지만 GLC 쿠페에는 기본 적용됐다.
실내 공간은 성인 4명이 타도 답답하지 않을 정도로 여유로웠다.
다만, 2열 좌석의 가운데 '턱'이 있어서 3명이 앉기엔 불편할 것 같다. 5인승이라지만, 뒷좌석은 2인이 타기에 적합한 듯하다.
센터페시아 등 내부 인테리어는 최근 출시된 일련의 벤츠 신차들과 마찬가지로 젊은 감성이 입혀졌다.
트렁크 공간도 최대 1천400ℓ의 짐을 실을 수 있어 넉넉한 편이었다.
주행 성능에서는 벤츠 특유의 바닥에 깔리는 듯한 묵직함보다는 경쾌하면서도 부드러운 주행감이 돋보였다.
코너를 돌 때 보통 SUV 차량처럼 기우뚱하게 쏠리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벤츠코리아는 이 차의 특징으로 '날렵한 코너링'을 꼽는다.
가속 페달을 꾹 밟을 때 엔진 소음이 들리는 것 말고는 디젤차라는 걸 잊을 정도로 주행 정숙성이 우수한 편이었다. 스타트 앤 스톱 기능도 매끄럽게 작동했다.
GLC 220d 쿠페 모델에는 2.2ℓ 직렬 4기통 디젤 엔진이 탑재됐으며, 소음과 연료 소비를 줄인 자동 9단 변속기와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인 4매틱(4MATIC)이 기본 적용됐다.
또 벤츠의 안전 기술인 프리 세이프, 사각지대 어시스트, 충돌방지 어시스트와 평행 및 직각 주차가 가능한 자동 주차 시스템 등 신형 E클래스에 적용된 최첨단 안전·편의사양을 만나볼 수 있다.
GLC 쿠페에는 360도 카메라가 기본 탑재돼 있다. 이 기능 덕분에 주차할 때 차의 움직임을 디스플레이 화면으로 체크할 수 있어서 편리했다.
반나절 시승 결과, 더 뉴 GLC 쿠페는 요즘 눈에 띄게 급증한 SUV 차량의 고만고만한 디자인에 질려서 좀 더 튀는 SUV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제격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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