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2월이 되어야 이듬해 연식을 공식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던 지난 2002년 이전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이제 자동차 연식에 대한 규제는 사라졌고 완성차업체의 전략에 따라 자동차 연식이 정해지기에 이르렀다. 나날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동차 연식변경 모델 출시도 하나의 유효한 마케팅 수단이 된 셈이다. 매년 4월만 되면 다음해 연식을 단 모델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경쟁하듯 쏟아지는 연식변경 모델=이 같은 추세에 맞춰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앞다퉈 2011년형 모델을 출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4월 산타페 더 스타일과 투싼ix, 베라크루즈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시작으로 5월 i30를 거쳐 이달에는 쏘나타와 제네시스쿠페까지 총 6종의 2011년 모델을 선보였다. |
지난해 말 K7과 올 상반기 스포티지R 및 K5 등 경쟁력 있는 신차를 연속으로 내놓은 기아차는 상대적으로 연식변경 모델 출시에는 소극적이었다. 나오는 차량마다 대박을 터뜨리는 상황에서 굳이 연식변경 모델 출시로 분위기를 흐릴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이달 들어 쏘울과 카렌스 2011년형 모델을 선보이며 연식변경 모델 출시 경쟁에 본격 착수했다. |
▶고객 안전 및 편의사양 ‘업’=2011년형 모델과 2010년형 모델의 뚜렷한 차이는 안전장치는 강화되고, 연비는 개선됐다는 점이다. 편의사양 중 상당수가 기본사양에 포함된 점도 다른 점으로 꼽을 수 있다. 투싼ix는 차체자세제어장치(VDC)와 함께 제동 및 조향 기능을 통합적으로 제어함으로써 차량의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시켜주는 ‘샤시통합제어시스템’을 전 모델에 기본으로 장착했다. 기존 2.0 디젤 네바퀴굴림 X20 모델에서 선택사양이었던 VDC도 기본사양으로 바꿔 전 모델에 장착했다. 산타페 더 스타일과 베라크루즈 2011년형 모델은 이전 진폭감응형 댐퍼에 비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압력감응형 댐퍼’를 적용해 주행 안정성을 향상시켰고, 2011년형 i30는 준중형 모델 최초로 VDC를 전 모델에 기본으로 적용했다. 고유가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연비개선 노력도 눈길을 끈다. 대표적인 차량이 현대차 쏘나타. 쏘나타 2011년형은 전기모터로 운전을 보조해주는 전동식 파워스티어링(MDPS) 적용 등을 통해 2.0 가솔린 모델의 연비를 동급 최고 수준인 13.0km/ℓ로 끌어올렸다. 또 액티브 에코 시스템을 가솔린 전 차종에 적용했으며 택시 모델에 ISG(Idle Stop & Go)를 적용해 기존보다 6% 향상된 10.6km/ℓ의 연비를 확보했다. |
▶가격 올랐지만 실질적으로는 혜택 부여=연식변경 모델을 내놓으면서 완성차업체들은 대부분 차량 가격을 소폭 올렸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고객에게 혜택을 부여했다는 게 업체 설명이다. GM대우는 2011년형 젠트라와 젠트라X(1.2 SE 제외)를 출시하면서 전 트림에 오디오팩을 기본으로 장착했다. 이로 인해 2011년 모델 가격이 이전보다 26만원씩 올랐다. 하지만 오디오 팩 가격이 약 36만원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10만원 가량 가격 인하 효과가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르노삼성의 준중형인 뉴SM3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리는 트림인 LE 모델의 경우 2011년형 모델 가격은 1790만원으로 이전 모델 1680만원보다 110만원 비싸졌다. 그러나 연식변경 모델이 나오면서 인텔리전트스마트카드시스템과 17인치 알루미늄휠 등이 기본사양으로 적용되는 등 170만원어치 안전 및 편의사양이 추가됐다. |
현대차 쏘나타도 마찬가지다. 전 트림 중 가장 고가인 2011년형 2.4모델 최고급형(자동변속기 기준) 가격은 3000만원으로 이전 모델 2992만원에 비해 8만원 인상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차량 가격을 8만원 올린 대신 54만원에 달하는 통풍시트를 기본사양으로 제공함으로써 고객만족도를 높였다”면서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완성차업체들이 무작정 가격을 올리기 보다는 가격인상 폭은 최소화하면서 편의사양을 강화하는 쪽으로 연식변경 모델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헤럴드경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