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렌터카가 국내 자동차회사들로부터 신차를 공급받지 못해 영업에 애로를 격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5개 자동차회사 가운데 르노삼성자동차를 제외한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GM대우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자동차 4개사는 차량 대금 결제 방식 변경에 대한 의견 차이와 대금 미납 등을 이유로 이달 1일부터 금호렌터카에 신차를 팔지 않고 있다. 금호렌터카는 지금까지 현대차로부터 월평균 600여 대, 기아차로부터는 280여 대 등 자동차 4사로부터 월평균 900여 대를 구매해 고객들에게 장기 대여하고 있다. 금호렌터카가 신차 공급 중단 사태를 맞은 직접적인 원인은 렌터카 회사가 차량을 구입할 때 돈을 빌려 주던 캐피털 회사가 대출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렌터카 업체는 캐피털 회사 등 금융권에서 돈을 빌려 자동차를 구입해 고객에게 대여한 뒤 고객이 내는 사용료를 받아 금융 회사에 원금과 이자를 갚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일부 캐피털 회사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내년 대우건설 풋백옵션과 관련해 자금사정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 등을 우려해 8월 초부터 금호렌터카에 대한 대출을 중단했다. 또 금호렌터카에 대출을 하는 금융 회사도 미국발(發) 금융불안 확산에 따른 리스크 증가 등을 이유로 시중 금리보다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캐피털 회사 관계자는 “금호렌터카에서 자금 요청이 몇 번 들어왔는데 심사에서 승인이 안 나 8월경부터 대출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렌터카는 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으면서 기아차에 차량 대금 60억 원을 미납하고 있다. 금호렌터카는 캐피털 회사로부터 돈을 빌리는 것이 여의치 않게 되자 자동차회사에 차량 대금 결제 방식을 어음으로 바꾸거나 할부로 구매하게 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기아차는 먼저 미납 금액부터 납부할 것을 요구하면서 금호렌터카에 신차 공급을 중단했다. 현대차, 쌍용차와는 차량 대금 결제 방식 변경을 놓고 협의를 했으나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차량을 팔지 않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미납 금액에 대해 보증이나 담보를 요구하고 있다”며 “채권 확보 방안이 제시돼야 차량 공급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량 공급이 중단되면서 금호렌터카는 신차를 빌려주는 장기 대여 영업은 하지 못하고 기존 보유 차량으로 대여 기간 1주일 안팎의 단기 대여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호렌터카는 대금 미납-신차 공급 중단-영업 차질-자금 부족 등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금호렌터카 관계자는 “캐피털 회사에서 자금을 조달해 차량 대금을 지급했는데 최근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캐피털 회사가 대출을 하지 않고 있다”며 “캐피털 회사가 빠지면서 자동차회사와 대금 결제 방식을 다시 협의해야 되는데 여기서 이견이 생겨 차량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을 뿐 자금 부족이나 유동성 위기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인 금호렌터카는 전국에 140개 영업점과 3만7000여 대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 시장 점유율 21%로 국내 1위 렌터카 업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