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유엔기후변화협약에 따라 몇년 후에는 온실가스 의무 감축국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년간 천정부지로 치솟던 유가는 최근 들어 마침내 100달러를 넘어서는 초고유가 시대를 맞고 있다. 자동차업계로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소비 효율이 높은 차량을 개발, 보급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가솔린과 디젤 등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로는 이 같은 환경변화에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어 이를 대체할 신개념 자동차, 즉 친환경차 개발, 보급이 필수적이다. 앞으로 유럽연합(EU)의 자동차 CO2 기준과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저공해자동차 의무판매비율을 맞추지 못하면 수출까지 제한받는다. 생산량의 70% 이상을 수출하는 우리로서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하이브리드차와 연료전지차 같은 이른바 친환경차의 개발과 보급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국가적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세계 자동차업계의 최근 화두는 단연 친환경 고연비다. 미국, 일본 등 자동차 강대국들은 이미 친환경차 개발을 위한 국가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일본의 경우 저공해차 기술개발에 2012년까지 8,000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토요타자동차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97년 세계 최초로 하이브리드차 상용화에 성공했다. 지금은 연간 30만대 이상을 세계시장에 판매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우리나라에도 출시할 계획이다. 미국은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지원하고 있는 기존의 연료전지차 개발지원금 2조7,000억원과는 별도로 새로운 방식의 하이브리드기술인 플러그 인(Plug-In) 하이브리드차 개발에 2010년까지 3,000만달러를 추가 지원하고 있다. EU는 수소연료전지차 기술개발에 2015년까지 9조8,0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지원 총액이 약 930억원에 불과했고 앞으로도 3년 동안 겨우 1,400억원만 지원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는 미국, 일본 등 자동차 선진국 지원규모에 비해 터무니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렇게 부족한 정부지원에도 불구하고 자동차업계의 끈질긴 노력으로 내년이면 마침내 국내에서도 하이브리드차가 시범보급 단계를 거쳐 일반인에게 선보이게 된다. 우리도 하이브리드차 상용화 초기단계에 진입하게 된다. 그러나 앞으로 핵심부품의 국산화와 부품업계의 시설투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초기 시장 규모 확보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일본, 미국 등 선진 자동차 강국을 따라잡고 중국 등 후발국의 추격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5년 후, 10년 후를 내다보고 미래형 자동차에 대한 기술개발을 범국가적인 프로젝트로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가 매년 2,000억원 이상의 기술개발 자금을 집중 지원해 고부가가치 핵심부품의 원천기술을 이른 시일 내에 개발함으로써 차세대 자동차 시장경쟁에서 낙오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정부의 자동차산업에 대한 지원이 이처럼 절실한 것은 친환경차의 개발, 보급이 우리 자동차산업의 성장과 생존의 관건이 되기 때문이다. 자동차산업은 우리경제의 미래를 책임질 차세대 성장 핵심동력이다. <허 문 자동차공업협회 상근부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