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싸지는 기현상이 눈 앞에 현실로 닥칠지도 모른다. 국내 기름값을 결정하는 척도인 국제시세에서 경유의 강세 흐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휘발유 시세는 한 풀 꺾이면서 4월 상반기중 국내에서 두 제품의 가격역전이 실제로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3일 한국석유공사와 대한석유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석유제품 가격은 국제 석유제품 시세를 2∼3주의 차이를 두고 따라가는 구조를 갖고 있다. 국제 경유가격(싱가포르 시장)은 3월 셋째 주 배럴당 132.42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3월 넷째 주에는 130.58달러로 소폭 내렸으나 4월 첫째 주 배럴당 131.80달러로 반등하며 다시 고점에 근접한 상태다. 석유업계에서는 3월 첫째 주 국제 경유가격을 환율을 감안해 환산해보면 ℓ당 세전 730원선, 3월 둘째 주와 3월 셋째 주에는 이 가격이 각각 807원, 852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3월 넷째 주에는 경유시세가 하락하고 환율도 하락세로 돌아섰으나 역시 환산가격은 ℓ당 820원으로 여전히 3월 첫째 주보다 90원이나 높다. 3월 둘째 주 ℓ당 원화 환산가격이 694원에서 셋째 주 689원으로, 넷째 주에는 685원으로 하락한 국제 휘발유 시세와 대조적이다. 이 때문에 석유업계에서는 3월 셋째 주와 넷째 주 국제시세가 국내가격에 본격 반영되는 이번 주와 다음 주에 경유가격이 절정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월 넷째 주 국내 휘발유와 경유 평균가격 차이가 ℓ당 129.06원에 불과했으므로 단순계산을 해봐도 인상요인이 100% 반영될 경우 휘발유와 경유가격이 사실상 같아지는 것은 물론, 더 비싸지는 시나리오가 충분히 가능하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경유가 싼 기름으로 여겨지지만 국제시세는 원래 휘발유보다 비싸다"며 "경우에 따라 경유가 휘발유보다 더 비쌀 가능성이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