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중국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과 원ㆍ달러 환율 하락의 이중고를 겪으면서 2010년 이후 최악의 실적을 냈다.
현대차는 작년 영업이익이 4조5천747억원(연결기준)으로 집계됐다고 25일 공시했다.
이는 2016년보다 11.9% 적을 뿐 아니라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이 의무화된 2010년(영업이익 5조9천185억원)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현대차 연간 영업이익이 4조원대까지 떨어진 것도 8년래 처음이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96조3천761억원으로 1년전보다 2.9% 늘었다. 신차 효과와 중국 지역 외 판매 증가, 금융부문 성장 등에 따른 것으로 현대차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2016년보다 0.8%p 낮은 4.7%에 그쳤다. 역시 2010년 이후 최저이자, 처음 4%대로 내려앉았다.
반면 매출 원가율은 달러 등 주요 통화 대비 원화 강세, 경쟁 심화에 따른 인센티브(마케팅 비용) 증가 등에 따라 0.7%p 오른 81.8%에 이르렀다.
경상이익은 영업이익 감소에 베이징현대 등의 실적 둔화에 따른 지분법 이익 감소로 전년 대비 39.3% 줄어든 4조4천385억을 기록했다. 순이익(4조5천464억원)도 1년 전보다 20.5% 축소됐다.
연간 세계 시장 전체 판매량(450만6천527대)도 6.4% 뒷걸음질했다. 다만 사드 영향이 컸던 중국 시장을 제외하면 1.6% 소폭 증가했다.
국내 판매량(68만8천939대)은 그랜저 판매 호조, 코나·G70 등 신차 효과에 힘입어 4.6% 늘었다.
4분기만 보면 현대차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4조5천8억원, 7천752억원으로 집계됐다. 2016년 4분기와 비교해 각 0.2%, 24.1% 적은 규모다.
특히 4분기 영업이익률(3.2%)은 2010년 이후 최저인 동시에 첫 3%대 기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원화 강세 흐름이 연중 이어진 가운데, 주요 시장에서 경쟁이 심해지고 영업 비용이 늘어난 데다 중국 등 일부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을 겪으면서 2017년 수익성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