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앱티브 자율주행 전문 합작법인 설립...2.4조 투자

  • 등록 2019.09.24 09: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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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50%씩 양분 공동 운영, 완전자율주행 조기상용화

현대자동차그룹이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사상 최대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 한화로만 2조4000억원가량(20억달러)이다.

미국 자율주행 전문업체 앱티브와 조인트벤처(JV)를 맺고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를 전문으로 하는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앱티브와 합작회사를 설립한다고 23일 공시했다. 완성차 업체와 유력 자율주행 기업의 합작회사 설립은 이례적인 일이다.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기술격차를 따라 잡고 종합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하고자 이같은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합작법인 본사는 미국 보스턴에 위치할 예정이다. 추후 설립 인허가, 관계당국 승인 등을 거쳐 이르면 내년 중 최종 설립된다.

앱티브는 인지시스템,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컴퓨팅 플랫폼, 데이터 및 배전 등 업계 최고의 모빌리티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자율주행 기술력은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 업체 중 최상위권이다.

이번 계약으로 현대차그룹과 앱티브는 총 40억달러 가치의 합작법인 지분 50%를 동일하게 갖게 된다.

현대차그룹이 직접 출자하는 투자금액은 16억달러다. 해당 투자금은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가 나눠 분담한다. 나머지 4억달러는 자동차 엔지니어링 서비스, 연구개발 역량, 지적재산권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출자한다.

앱티브는 자율주행 기술과 지적재산권, 700여명에 달하는 자율주행 솔루션 개발 인력 등을 제공한다. 출자가치는 20억달러 규모로 평가된다.

자율주행 기술 핵심은 △인지 △판단 △제어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이 과정이 원활하게 수행되려면 각종 하드웨어와 연계해 통합 제어할 수 있는 '엔드투엔드(End-to-End)' 소프트웨어 솔루션이 필수적이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단순 공급받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자율주행 솔루션 확보가 어렵다는 판단에 합작사 설립이라는 통큰 투자를 결정했다.

합작법인은 2022년까지 완성차 업체 및 로보택시 사업자 등에 공급할 자율주행 플랫폼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목표는 완전자율 주행인 레벨 4~5(미국자동차공학회 SAE 기준) 수준의 조기 상용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자율주행 분야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앱티브와 현대차그룹의 역량이 결합된다면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해 글로벌 자율주행 생태계를 선도해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합작법인은 이사회 동수 구성 등 양측 공동경영 체계를 갖추게 된다. 조인트벤처는 현대차그룹의 완성차 양산 기반과 앱티브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술을 자산으로 가지게 된다.

신설법인 설립으로 자율주행 기술이 축적되면 관련 소프트웨어 공급 기회 확대가 기대된다. 새로운 사업기회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글로벌 업체들과의 협업도 가능하다. 이 경우 연구개발 역량 및 글로벌 우수인재를 보다 손 쉽게 확보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내연기관차 외에도 순수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량을 합작법인에 공급해 원활한 자율주행 연구 및 도로 주행 테스트를 지원한다. 기존에 앱티브가 진행하던 로보택시 시범사업에도 현대·기아차 차량으로 대체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앱티브 역시 자율주행사업부가 운영하던 기존 연구거점들은 신설 합작법인에 그대로 남겨둔다. 기술 노하우를 합작사와 공유한다는 의미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앱티브가 쌓아놓은 기술을 고스란히 흡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추가로 국내에도 연구거점을 신규 설립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서 앱티브와 합작사 설립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퀀텀 점프(Quantum Jump)' 수준의 성장을 이룰 수 있는 기회다.

여기에 5G 통신, 인공지능 등 국내 관련 산업과의 협업이 자연스럽게 진행되면 4차산업 부문에서 고부구가치 사업모델 발굴 등 부가적인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자율주행 개발 경쟁은 누가 우군을 더 많이 확보해 다양한 환경에서 더 많은 주행 데이터를 확보하느냐가 핵심 관건"이라며 "신설법인과의 우선적 협력을 통해 현대·기아차에 최적화된 플랫폼을 더욱 신속하게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길응 기자 kelee@automobile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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