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잡도심서 알아서 경로변경'…LGU+·한양대 5G자율주행차 시연

  • 등록 2019.03.11 23:4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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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성수대교 8㎞ 25분간 주행…5G망으로 차 안서 대용량 VR 콘텐츠 감상

11일 오전 한양대 서울 캠퍼스 HIT관 6층 대강당.

무대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 한양대 자동차전자제어연구실 '에이스 랩'의 5G 자율주행차 '에이원(A1)'이 강변북로에서 시연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표준 5G망을 이용한 자율주행차가 통제되지 않은 도심 도로에서 일반 차들 틈에 섞여 달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LG유플러스가 설명했다.

LG유플러스와 한양대는 더 진화된 자율주행, 통신 기술을 알리기 위해 자율주행 실험도시나 차량이 적은 외곽 지역 대신 혼잡한 도심 도로를 택했다.

5G 자율주행차 'A1'이 서울 강변북로를 달리는 모습 [LGU+ 제공]
<5G 자율주행차 'A1'이 서울 강변북로를 달리는 모습>
A1 운전석 탑승자는 '자율주행 모드 ON' 스위치를 누른 후 운전대와 가속·제동 장치에서 손발을 뗐다.

A1은 시속 60㎞가량으로 달리는 일반 차들 흐름에 맞춰 자연스럽게 고속화 도로에 합류했다.


이후 정체 구간에서는 주변 차들과 일정 간격을 유지하는 자율적 차량제어 기술을 선보였다. 앞·뒤 차량은 종방향 제어, 좌·우 차량은 횡 방향 제어를 통해 주행의 안정성을 높였다.


강변북로를 달리는 동안에는 규정 제한 속도인 80㎞ 이하를 유지했다. A1은 도로마다 부착된 속도 제한 표지판을 스스로 읽고 이를 실제 주행 속도에 반영하는 기술을 갖췄다. 차량 간격은 주행 속도에 따라 다르게 유지했다. 급제동 시 제어할 수 있는 거리를 스스로 계산해 앞차와의 안정적인 간격을 두는 방식이다.


일반 도심 도로인 영동대교에서는 전·후·측방 차량의 차선변경에 실시간 대응하는 '인공지능(AI) 기반 주행 환경 인식' 능력을 선보였다. 차량에 장착된 라이다, 카메라, 레이다 등 다양한 센서 정보를 통해 주변 상황을 인지하고, 미래 상황을 예측해 주행 위험도를 판단하는 기술이다.


라이다는 레이저 펄스를 발사하고, 그 빛이 주위의 대상 물체에서 반사돼 돌아오는 것을 받아 물체까지의 거리 등을 측정함으로써 주변 모습을 정밀하게 그려내는 장치로, 어두운 터널에서 주위 차들을 인식해 자율차 내부 모니터에 보여준다.


A1이 올림픽대로를 달리는 동안 시연자는 차 안에서 5G 스트리밍 영상을 시청했다.

뒷좌석 탑승자가 가상현실(VR) 전용 헤드셋(HMD)을 착용하고 그랜드캐니언, 해양생태계, 아이돌 연습 등 대용량 VR 콘텐츠를 지연이나 로딩 없이 실시간으로 이용했다. 화장하거나 영어공부를 하는 시간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


성수대교 북단에 들어선 A1은 주변 도로 상황을 인지하고 스스로 예상 경로를 변경하는 모습을 보였다.

관제센터에서 5G 망을 통해 목적지 주변의 사고 정보를 전달하자 차량 내부에서는 "목적지가 변경됐습니다"란 음성 알림과 함께 화면 표시가 나타났다. A1은 애초 진입 예정이었던 서울숲 북측 입구 대신 서울숲 후문 주차장으로 주행 경로를 변경해 안내했다.


도착지에 있던 과속방지턱도 미리 인식하고 스스로 속력을 줄여 승객의 불편함 없이 주행에 성공했다.

A1 앞차와 뒤차는 물론 주변을 지나가는 오토바이 운전자들도 신기한 듯 눈을 떼지 못했다.

LG유플러스 모델이 5G 자율주행차 'A1' 탑승 시연을 하는 모습 [LGU+ 제공]
<LG유플러스 모델이 5G 자율주행차 'A1' 탑승 시연을 하는 모습>

이날 한양대 시연장에서는 LG유플러스가 구축한 5G망과 자체 개발한 저지연 영상송신기를 통해 자율주행 모습의 실시간 중계가 이뤄졌다.


자율주행차 내부에 장착된 2대의 카메라가 주행 영상을 촬영하면 관제센터를 통한 5G망으로 지연 없이 한양대까지 전송하는 방식이다. 관제센터에서는 자율주행차의 현재 위치도 실시간으로 보여줬다.


A1은 미국 자동차 공학회(SAE) 분류 기준 중 4단계 '고도 자율주행'에 가깝다. 이는 운전자의 개입 없이 스스로 주행 가능한 단계를 의미한다. 5단계 '완전 자율주행'은 사람이 타지 않고도 움직이는 무인차를 일컫는다.


ACE 랩은 자체 개발한 '딥러닝 기반의 인공지능 기술'이 자율주행차 분야의 '알파고'와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I가 주행 도로·상황·변수 등의 경험을 지속적으로 축적·분석하며 끊임없이 진화해 나간다는 설명이다.


자율주행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불리는 선우명호 한양대 에이스랩 교수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바이두(百度)는 자율주행차 2천대를 사겠다고 밝혔다"며 "자율주행 택시 시범사업을 하는 미국 웨이모는 크라이슬러 자율주행차 6만대를 주문했지만 우리나라는 60대밖에 없어 아쉽다"고 지적했다.


선우 교수는 "우리나라의 자율주행 알고리즘에 세계적 수준이지만 신뢰를 얻으려면 많은 자율주행차가 돌아다니며 얻는 상당히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며 "자율주행차에 들어가는 센서 중 가장 중요한 레이더와 라이다의 핵심 원천기술이 미국, 독일, 프랑스 등에 있으며 우리나라가 잘하는 카메라도 외부 물체를 정확히 인식하는 것이 아직 좀 부족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카풀' 서비스만 하려고 해도 엄청난 문제가 있다"며 "연구자 입장에서는 아쉬운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기술적으로는 1~2년 내 자율주행차 상용화가 가능하다"며 "미국 소비자 대상 조사에서 자율주행 옵션을 구매 가능한 가격을 평균 5천달러(약 570만원)로 답해 실제 승용차에 탑재하는데 비용 등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길응 기자 kelee@automobile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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